‘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
세계적으로 성공한 가족계획 정책의 구호였으나 이후 하나만 낳는것으로 바뀌었다.
당시 삼십여년전 축구선수였던 차범근선수와 부인인 오은미씨를 모델로 하여 포스터까지 제작하였다.
차범근 오은미 부부가 첫딸을 낳아 ‘하나’로 이름을 지었는데 나중에 둘째인 ‘두리’가 생겨 가족계획 광고 모델에서 탈락하게 되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딸딸이 엄마
근래 태아 성감별에 관한 위헌 여부가 가려질 모양이다.
필자가 산부인과 의사로 있을 때 그야말로 얼마나 일찍 태아 성감별을 해주느냐에 따라 명의(名醫)소리 듣던 시절이었다.
특히 딸만 둘을 낳은 ‘딸딸이’엄마들의 경우 아들을 낳기 위하여 목숨을 건 처철함이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아들 낳는법’에 관한 책들도 많았고 ‘뒷물을 무얼로 해라’,‘잠자리를 언제 가져라’,‘체위를 어떻게 해라’심지어 ‘아들낳은 여자 속옷을 어떻게 해라’,‘잠자리 밑에 무엇을 두어라’는 등등의 온갖 비법아닌 비방들이 난무하였다.
당시는 태아 기형을 진단해 내기 위한 염색체 검사 방법이 있었으며 초음파 진단기기의 비약적인 발전에 의하여 임신 중 태아의 성감별이 어느정도 정확성이 있었다.
딸딸이 엄마들의 경우 셋째의 ‘고추’가 안보인다고 하면 가차없이 임신 중절을 시켰는데 7번 연속 딸이라고 하여 유산시킨 엄마도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남녀 성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자 21년전인 1987년 의료법을 개정하여 태아의 성감별을 금지시키게 된 것이다.
꿈이여 다시한번
필자의 경우도 의료법 위반이지만 특별히 태아의 성별에 관하여 궁금해하는 산모들에게 초음파로 아들 고추사진을 찍어주곤 하였다.
집안 조카 녀석들 가운데 엄마 뱃속의 고추 사진을 가지고 있는 애들이 많이 있다.
당시는 아들만 둘 낳은 덕으로 필자의 아내를 통하여 부탁이 많았는데 목동아파트 아래위에 살던 홍익대 교수집 딸딸이 엄마를 비롯하여 몇몇의 경우에는 ‘융모막생검’을 통하여 아들임을 확인시켜주고 임신초기부터 왕후 대접을 받도록 해 주었다.
금번 헌법 소원에는 태아의 성별을 알기 원했던 변호사와 태아 성감별에 의한 의료법으로 처벌 받았던 산부인과 의사가 제기 했다고 한다.
필자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태아의 성감별은 의사들을 처벌해야 할 정도의 죄(罪)는 아니라고 본다.
세상에서 태아의 성감별을 못하게 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밖에 없다.
두나라가 전통적으로 ‘남아선호사상’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기 때문인데 이것도세월의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 질수가 있는 것이다.
음양의 조화
한때 국민학교에서 남녀의 짝이 안맞는다고 난리를 친 것이 그당시지만 본래 남녀의 성비는 수태 될때부터 남자가 많은것으로 태어나 자라며 늙어가면서 남자가 줄어드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요즘 시집 장가 못간(?), 안간(?) 노처녀 노총각이 많다고 하는 것은 태아 성감별하고는 별 다른 것이다.
세상은 음(陰)과 양(陽)의 조화에 따른 순리대로 풀어가야 하는 것이다.
아들낳는데 목숨을 거는 것도 한때이며 결국은 저절로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산부인과 병원을 할 때 종종 ‘아들 낳는 한약을 먹었다’거나 ‘한의원에서 맥을 보니까 아들이라고 했는데 확인해 달라’고 찾아온 산모들도 있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공부한 필자는 환자들을 탓하기 앞서 맥으로 진찰하고 절반의확률을 자신있게 이야기한 자들의 무지함을 탓하고 싶다.
필자가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로 한의학까지 공부하고 난후에는 제대로 된 한방을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알자
임신을 한 산모들의 맥(脈)을 보면 활맥(滑脈)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러나 활맥(滑脈)은 지극히 모든 정상인(正常人)의 맥(脈)이며 담음이나 식체에서 더 뚜렸이 나타나는데 수태한 것을 같은 의미로 생각 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활맥만으로 임신했다고 하는 것은 옳지가 않은 것이다.
또한 한의학에서 출생시(時)와 입태시(時)를 중요시 할때도 있는데 오늘날 현대 의학에서 출생시간은 산부인과 의사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수도 있다.
그리고 성관계를 갖는 교접과 입태는 다른 것이다.
입태시간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며 우리는 다만 의학적으로 추정 할 따름이다,
정자(精子)와 난자(卵子)는 현미경적 구조이다.
정자(精子)와 난자(卵子)를 본적이 없는 한의학에서 이야기 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인간의 생명 시작에 관한 관념적 사고일 뿐이다.
서양의학에서 임신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정자와 난자의 수정과 착상에 관하여 연구를 하며 가능한 조기진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흔히 혈액내 임신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러한 대사물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찾아 임신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생리 주기 전후로 측정되고 있지만 특이도에 따라 생리 주기 4-5일전 측정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것이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이며 현대 과학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제대로 알고 제대로 감별해야만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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