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일 화요일

어느 한의사의 고백(CONFESSION)

아래글은 필자가 참여했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모임에 실린 어느 젊은 한의사가 한의학에 대한 애정과 갈등 그리고 무력감을 적은 일부의 내용이다
특히 근간에 한미 FTA에서 언급된 한의사 자격 상호 인정에 관한 제안을 어떻게 받아 들일것인가 문제의 핵심을 알고 해결의 방향을 모색하였으면 한다
한미 FTA
지금 한의사들이 난리가 났습니다.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거의 유일하게 예외 직능이라고일컬어지던 한방의료영역에 FTA 적용 언급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한의사들이 FTA에서 한방은 자유롭다고 했던 이유는,한의사라는 직종 자체가 우리나라 고유의 직능이고미국에는 없는 직종(그 면허성과 실효성 등 각종 제반 조건에서)이라고생각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에, 미국의 침사(Acupuncturist)와 한국의 한의사를 동등한 위치에서서로 개방 대상으로 본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이 개방인데 어떻게 늘 내 자리에 내가 지속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만,
미국의 침사는 한국의 한의사와는 다른 격입니다.
민간 자격증과 국가 면허증을 어떻게 같은 격에 두고 있는 것인지.이게 너무 슬프고 참담합니다.
뻔히 장교로 근무하던 이에게 다른 부대 하사관들과 말 트고 지내라고 하면그리고 업무를 서로 교류한다고 하면 이것은 옷 벗으라는 말일 뿐입니다.
한의학의 위치
간혹 저는 수련 과정과 단독 임상 과정을 통해 내가 한의사 된 것이 참 다행이다 하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로는 의대 가서 정형외과 했으면 딱 좋았을 것을 그랬다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의료계에서 한의사들의 위치가 참으로 애매하고아직도 한의학에는 현대인들의 정서와 현대인들의 과학 개념에완전히 이해 할수 있는 증명을 할 수가 없는 내용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놀라운 치료 경험에도 불구하고 제 스스로도 늘 불만인 것은, 그 치료 과정의 구체적인 경과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적인 판단과 치료를 하기는 했지만,그것은 한의사들의 용어이고 그것을 현대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마땅한 증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의사들끼리도 서로 설명이나 이해가 다를 경우마저도 있습니다.
고민과 갈등
저 역시,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라고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으로서,‘예’ 라고 할 수도 없고 ‘아니오’ 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나면 참으로 당혹스럽습니다.
나 역시 한의학의 이런 곤란한 문제에 대해 참으로 고민이 많은 사람이기에.
제가 군에 갔다와서 수련을 마치고 나오면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절대로 한의과대학에 가지마라.”
이 말을 하던 것이 거의 10년 되어 갑니다.
지난 봄에는, 저희 한의원이 있는 아파트 단지의 한 어머니께서 자기 아들이 의대를 갈까 한의대를 갈까 고민하다 한의대 갔다며 제게 자랑하는 것을 보고 “내 조카라면 빨리 휴학시키고 내년에 의대 보내겠다.” 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마저도 이런 말을 하는 것에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지만,그렇다고 해서 한의학이라는 게 이렇듯 홀대받을 그런 류는 결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16개 전문직종에 대한 미국의 개방 수락에 대해한의사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에게 맞설 우리나라 정부도 아니라 생각되므로 한의사들은, 늘 그래왔듯 또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위기냐 기회냐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 첨단 과학 세상인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한의사의 고민과 갈등을 충분히 이해하며 한의학의 나아갈 방향은 현대의학의 기초위에 새롭고 튼튼하게 세워져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여러 환자를 보다보면 들리는 이야기가 많다. 침술치료사 자격도 없이 불법적으로 대침, 장침을 마구찌르는 경우도 보며 때로는 치료한답시고 벌침을 놓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에 가서는 대단히 유명한 한의사 행세하며 무면허 진료하고 비싼값 받고 한약을 경동시장에서 주문하여 배달시키는 가당치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 정통의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미국에서는 먼저 침술치료사로서 할수있는 일과 해서는 않되는것을 구분하여야 한다. 그리고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때 치료하는자나 치료받는자가 공히 이해할수 있는 객관적인 설명을 할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현대 의학적 지식을 기본으로 하여야 하는것이다.
모르고서는 되는일이 아니다.
대안의학
한의학의 특성상 객관적인 증거를 보여줄수 없는것이 문제이지만 환자분들에게는 지금까지 서양 의학적으로 확인된 진단과 치료의 모든 과정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서양의학적인 치료방법 외에 한방적인 치료법을 대안으로 제시하여야 하는것이 한방의 옳은 길이다.
그것이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얻는길이며 상호자격 인정을 받기 위한 시작이 되는것이다.
이번일을 계기로 침술치료사나 한의사 호칭에 구애받지 말고 오직 환자 치료하는 능력을 함양토록 할것이다.

댓글 1개:

Sophia :

이해가 잘 안 가는 글이네요.
한방병원을 하는 한의사면서 - 정확하게는 미국 acupuncturist겠죠- 미국 한의사가 민간 자격증이라뇨?
워싱턴 주는 민간 단체에서 자격증을 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