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조직이나 기관이 없지만 그가운데 간(肝)이라는 것은 가장 큰 선(腺)으로 그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간의 기능 가운데 삶을 영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원이 되는 당의 대사와 저장 단백의 합성과 해독작용을 하는 막중한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며 그외에 담즙을 생성하고 혈액 응고 기전 등에 관여를 하고 있다.
생(生)과 사(死)를 결정 짓는 뇌사(腦死)나 심장사(心臟死)와 같은 의학적인 용어가 있으나 어찌보면 간이야 말로 요즘 흔히 말하는 실세(實勢) 중의 실세 인것이다.
한방에서는 간(肝)을 장수로 비유하여 장군지부(將軍之腑)라 하였으니 얼마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겠다.
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보통 동맥과 정맥외에 문맥이라는 특수 혈관을 하나더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조직 현미경학적으로 보면 간세포 하나하나가 이루는 배열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고 개복 수술시 만져보면 그렇게 부드럽고 따끈따끈 할수가 없다.
그러나 현대인의 삶은 온갖 스트레스로 상처를 주는 외에도 술(酒)을 쏟아부어 그야말로 만신 창이를 만들고 있는 것이니 그 해독 작용의 범주를 넘게되면 간세포는 손상을 받게되어 드디어 OT/PT가 올라가게 되고 그토록 보들보들 하던것이 서서히 섬유조직으로 변화 되면서 딱딱하게 굳어져 가는 것을 일컬어 간경화라 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섬유 조직의 증가는 문맥 혈관계의 모세혈관압을 증가시켜 복강내에 수분과 단백의 유출에 의한 "복수(腹水)"가 생기게 되어 결국은 고통 가운데 삶을 마감하게 하는 무서운 질환 인것이다.
한방을 공부한 사람으로 간에 작용하는 좋은 약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러한 간의 해부 생리학적 원리를 모르고 있는 한의사도 있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몇일전에 초기 간경화 진단을 받으신 환자분이 내원 하신적이 있는데 한곳도 아닌 무려 3곳의 한의원에서 "한약 10재를 먹으면 낫는다"하여 3재를 복용하고 4재쨰 조제 후 고민하시고 계신분이 오신 적이 있었으며 심지어 모 한의원에서는 간암 환자에게 주저함 없이 한약을 복용케 하였다고 하였으니 이는 간경화나 간암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임을 알아야 할 것이며 심하게 말하면 환자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죄를 범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간의 생리와 병리에 관한 지식이 있는 의료인 이라면 이러한 간경화나 간암 환자에게 한약을 조제하여 복용케 하고는 두발 펴고 편히 잠을 잘수가 없었을 것이다.
간경화나 간암 환자의 경우에는 간기능 검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관찰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기본이며 간기능을 해칠수 있는 어떠한 것도 섭취하는 것을 금하는 터에 하물며 한약 한봉지를 드셔도 혹시나 간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되어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되거늘 한봉도 아닌 한재씩 안기워 준다는 것은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기에 바로 이런 점이 양방의사나 간호사들이 펄쩍 뛰면서 한의사들을 비난하는 가장 첫번째 이유가 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양방에서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을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어런한때 마지막으로 한방적인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때도 환자의 상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을 하여야 할것이니 이러한 모니터링은 한방으로는 되지가 않는 것이고 오직 양방의 방법을 통하여만 가능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장시간의 대수술을 마친 의사 선생님이 환자의 보호자들 보다도 더 환자의 회복 경과에 온 신경을 쓰며 시시 각각으로 노심 초사하는 것은 환자의 상태를 더 잘알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많은 분들이 양방의사가 한약을 싫어 한다는 것을 잘알고 있기에 병원에 가서는 한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감추기도 하는데 한약을 복용해서 분명 좋을때가 있고 절대로 복용해서는 아니 될때가 있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연유로 애매한 환자분들만 돈은 돈대로 내고 야단맞는 꼴이 되고 만다.
이러한 것이 양방과 한방 사이의 불신으로 연결되어 진정 양방이던 한방이던 좋은 의료의 혜택을 못보게 하고 있으니 양의학과 한의학을 두루 공부한 필자의 생각은 먼저 한의사들이 고군 분투하여 배전의 노력을 하여야 할것임을 권고 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방의 주옥같은 보배를 밝히 들어 낼수있는 것이며 환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치료의 대안을 제시해 줄수 있는 것므로 이것이 진정 의자(醫者)의 길이 아니겠는가?
양방의사가 모른다고 하지 말고 왜 그들이 인정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려는 것인지를 먼저 알아 보아야 할것이다.
현대와 같은 디지탈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도 아닌 봉화불을 밝히는 것이 대단히 좋은 것으로 만 알고있다면 시대를 역행하는 것으로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수백년전의 것을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는 세상에 선각자들이 고민 고민하면서 터득해놓은 보배로운 것이 분명하여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에 근거 하지 않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대충 써먹으려 한다면 그것은 분명 악(惡)이요 사(邪)인 것이다.
요즘과 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얼마든지 배우고 익힐 기회가 무궁하게 있는 것이므로 이런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익히어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긴요하게 써야 할것이므로 먼저 온전히 배우고 익히면서 환자들의 간절한 소망을 헤아리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 할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듯이 한방의 치료원리에는 무릇 지성(至誠)이 근간임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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