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우수성을 알리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논문’이다.
얼마전 논물의 표절과 도용 그리고 이중기재와 짜깁기 방식의 논문으로 공직에 오르지 못하며 추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있었고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논문 조작으로 온 세계를 시끄럽게한 일이 있었다.
학문하는 사람들의 모든 분야가 그업적인 논문 발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의학의 분야에는 환자 진료의 기록들이 모두 논문의 자료가 되는것이다.
학문의 결실 – 논문
필자가 의과대학과 수련의사 과정을 거치면서 논문 작성을 위한 자료의 수집과 비교분석을 위한 참고 논문 수집에 많은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하여도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세상이 아니었기에 도서관에 가서 ‘인덱스’를 찾아 관련 논문제목들을 발췌하여 해당 논문집을 찾고 수십년전것에서 부터 최근까지 연관된 모든 논문을 복사하는일은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수술방에서 수술이 계속되고 분만실에서는 줄줄이 출산을 기다리는 산모들이 누워있고 병동의 수많은 환자들의 문제로 간호원들이 의사를 찾으며 응급실에서는 나름대로 응급을 요하는 호출이 오는 와중에 대학 도서관에서 논문 찾는 일을 하여야 하는것이다.
요즘처럼 대강의 내용만 알아도 얼마든지 필요한 논문들을 실시간으로 찾아 볼수있는것은 정보산업의 발달 덕분이다.
몇달전 뇌과학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박사가 침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자신의 유명한 논문을 “연구 결과에 오류가 있다”며 스스로 철회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1998년 3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ANS)에 실렸던 문제의 논문은 기능성 MRI로 특정 침자리에 침을 놓으면 뇌의 특정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침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연구 성과”로 평가돼 주목을 받았고 이후 침술의 효과를 언급하는 국내외 각종 논문에서 조 박사의 논문이 인용되었다.
당시 조박사의 논문발표 이후 한의학의 우수성을 강조할때마다 들고나온 내용으로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누구도 이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약 8년이 경과한 금년 7월 새로운 연구 결과 논문을 Acta Neurologica Scandinavica에발표하면서 지난 논문의 오류를 발견하고 논문의 철회를 요청 한것이다.
학자적 양심
이런 발표에 대하여 한의학계가 조 박사에게 ‘망언’ 등의 극단적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즉 수천년을 내려온 한의학의 우수성, 특히 그 중심에 있는 침구경락학 이론의 근본을 충분한 근거 없이 부정하는 사회적 정서를 조장하는 행위라면서 이번 사건은 개인의 실험적 결과에 근거한 일개 연구논문의 단순 철회라는 의미 이상의 잘못된 영향을 한의학계에 줄 수 있는것으로 대한민국 대표과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파급효과를 무시한 경솔한 행동이라고 하였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보면 새로운 연구 결과에 의한 이전 발표 논문의 오류를 인식하고 논물 철회를 요청한것을 감정적이아닌 학문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논문이 훈장이라 할수 있다.
어떻게든 이름석자 올려보고 숫자를 늘리려 하는것은 논문 표절이나 조작 그리고 중복개제와 짜깁기 등으로 얼굴구긴 많은 사람들을 본다.
때로는 종이쪽지 몇장 들고다니고 전화 몇통화한것으로 논문하나에 수십명의 이름을 적어넣는 경우도 있었음을 본다.
이런 와중에 국제적으로 유명한 논문지에서 자신의 논문을 삭제해달라고 한것에 대하여 극언으로 왈가왈부 할일은 아니다.
학자는 논문으로 학문을 이야기하면 된다. 논문 “침을 놓는다는 물리적 조작이 국소 부위의 소통을 도와 (경혈보다는 약하지만) 어느 정도 진통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수천년 전부터 알려진 경락학설의 원초적 이론인데도 조박사가 새로이 발견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새로운 논문의 내용에 반박하는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아니다.
조박사의 기존 논문의 내용을 다시금 입증해 내거나 아니면 새로이 발표한 논문을 반박할수있는 연구 결과를 통하여 새로운 논문을 발표하면 되는것이다.
수천년의 이론을 들먹이는것으로 새로운 논문의 발표를 막아서는 않되는 것이다.
학문은 지속적인 연구와 이런 연구 결과를 통하여 계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학문을 하는 학자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논문 발표로 이야기하면 된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
의학이 추구하는 목표는 보다나은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려는것으로 서양의학이나 한의학 모두가 같다.
그러나 ‘동의보감’만하여도 400년전에 발간된 책이다.
임진왜란 활과 창칼에 비하여 당시의 일본 조총이 최신무기였던 세상이었다.
당시의 조총은 박물관에나 보관할 물건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현대는 쿠르즈미사일에 의한 첨단 정보 전자전쟁의 시대이다.
화살이 필요 할때도 있으나 활과 조총으로는 전쟁에서 이길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오늘날 한의학으로 치료를 하는 침술치료사들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공부에 매진하여 한의학 뿐아니라 서양의학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침술치료사들 가운데 마치 여러가지 검사를 한다는 광고를 보는데 그러한 검사들은 침술치료사가 할일이 아니다.
모르고 하는것보다 안하고 모르는것이 나은것은 모르면서 넘어갈수가 있기 때문이다.
모르고 놓치는 결과가 심각한 것을 안다면 감히 검사를 한다고 떠들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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