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일 수요일

웰빙과 웰다잉(WELL-BEING & WELL-DYING)

인간의 생(生),사(死),화(禍),복(福)이 우리의 바램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그것이 아니기에 살아가는것이 힘들다는 말이다.
이땅에 태어난 모든 생명들이 추구하는 목표는‘잘 사는것’이다.
즉 ‘웰빙’이다.
공수래(空手來)
누구나 사람은 태어날때 아무것도 가지고 태어나는것이 없다.
오직 부모님께로 받아 자궁내 탯줄에 연결되어 만들어진 몸둥이 하나가 전부이다.
속옷하나 걸친것 없이 오히려 묻히고 나온 태지마저 씻겨버려야할 알몸인 것이다.
여기에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입혀지고 먹이어져 성장해 간다.
이때는 주면 먹고 안주면 못먹고 입히면 입고 벗기면 알몸이 되어 내가 할수있는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말그대로 빈손으로 온것이다.
살아가는것이 은혜이다
지금의 내가 있는것에 감사해야 할일이다.
살아가면서 땀흘려 애쓰며 수고를 하는 것이 인생이나 아무리 힘쓰고 애써도 않되는 일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열심으로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준다고 하여도 그것이 자라나 열매를 맺는다는 보장을 해줄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는것이다.
다만 씨를 뿌리고 가꾸면 결실을 맺어 추수할수 있음을 믿으며 아낌없이 씨앗을 뿌리러 나간다.
이것이 믿음이요 은혜이다.
다만 오직 감사할 따름인것이다.
차이는 별것이 아니다.
웰빙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출발을 하는 것이다.
감사하며 살다가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떠나는것이 웰다잉이다.
질병이 없는것 뿐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웰빙을 건강이라고 정의한다.
모든것에 있어 웰빙을 바라는것이 사람들의 소망이기에 많은것을 소유하고 많은것을 누리며 부족함을 모르는 풍요로움 속에서 살기를 바라는것이다.
이러한 욕망을 이루기 위하여 결코 어느것 하나라도 내려놓을 수가 없는것이며 더많은 소유를 위하여 끊임없는 수고를 하는것이다.
공수거(空手去)
이땅에 태어나 복잡한 세상을 아무리 분주하게 살았을지라도 갈때는 그야말로 모든것을 내려놓고 빈손으로 가게된다.
이세상에서 수많은 일로 여러 업적을 높이 쌓았다 할찌라도 결국 가지고 갈수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는것이다.
시작도 벗은몸으로 온것이고 마지막도 빈손으로 가는것이다.
말그대로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이다.
살아 생전 손아귀에 온 천하를 쥐었다하여도 죽을때에는 모든것을 놓아두고 가는데 피라미드를 쌓건 타지마할 묘를 만들건 간에 결국 손에는 아무것도 남기는 것없이 모든것은 누군가의 것이 되고마는 것이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놓아두고 갈수만 있어도 그것은 행복한 것이다.
모두가 적신으로 왔건만 제몸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많이 있음을 보는 것이다.
너무도 추한것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의 죽음을 보았고 때로는 인척관계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몇차례 부검과정을 지켜보면서 결국은 죽어서 남기는 것이 육신의 고깃 덩어리에 불과함을 느낄때가 많았다.
시신을 옆에 두고 죽은자의 남은 재산을 탐하며 싸우는 자 뿐아니라 온갖 거짓과 속임으로 남은 자들에게 분란만을 남기고 부질없는 삶을 살며 떠나간자의 육신은 너무도 추한 모습이 된다.
죽음 앞에서 경건해지며 돌아가신분의 삶을 함께 돌아보는 추념의 시간을 가지며 아름다웠던 기억을 음미해 보는것은 너무도 소중하다.
이러한 아름다운 기억을 많은 사람들에게 남기며 사는것이 바로 웰빙이며 웰다잉인 것을 알아야 할것이다.
흔히들 잘먹고 잘입고 좋은 집에서 원없이 살다 가는것을 웰빙으로 잘못 알고 있다.
의미있는 삶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점하나 찍어 화폭의 용(龍)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니 아무리 이땅에서 호의호식하며 육신의 소원을 다 이루었다 할찌라도 그 삶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그 생명은 살았다하나 죽은 목숨인 것이다.
이땅에 태어나 사람들과의 선한 관계 속에 남기고 가는것들이 아름답게 기억되고 있다면 그 삶은 가치가 있으며 의미있는 것이 된다.
한의학은 과불급(過不及: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음)을 목표로 한다.
좌(左)로나 우(右)로나 치우침이 없이 두루두루 모든것을 어우르는 것이다.
거짓과 과장이 없어야 하며 있는것을 그대로 보고 깨닫는 진솔함이 있어야한다.
이것이 한의학의 본질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야하는 인생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다루는 한의학은 과학적이며 논리적인 서양의학에 비하여 의철학(醫哲學)에 가까우므로 그자체가 웰빙과 웰다잉이라는 삶의 의미를 함축하는 의학으로 가치가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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