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친구만들기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태어나 보니 어쩔수 없는 부모자식 형제자매의 관계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것이지만 부부사이 그리고 친구사이의 관계는 선택과 결정 여하에 따라 아무런 교분이 없는 남남으로 지낼 수도 있고 평생 끓을수없는 인연을 이어가게 되기도 한다.
친구따라 강남간다
어느 종교에서는 ‘전생의 업보’로 인한 인연을 강조하는것을 본다.
누구나 젊었을때 길거리에서 한눈에 반한 여자를 보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는 명제(?)를 붙잡고 일부러 가서 부딪히고 쫓아가며 끊질긴 구애의 줄을 이어가던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다.
살면서 만나게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도와가면서 사는것이 인생의 길이다.
임마누엘/에벤에셀
필자가 태평양 건너 이땅에서 숨쉬며 살게 된것이 누구의 조화일까 생각해 본다.
두아들을 이곳에 유학생의 신분으로 보내고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다가 날아 오게 되었다.
물론 1970년대 의과대학 재학 시절 대학생 수련회에서 만났던 재미동포 출신의 간호대생과의 인연으로 여학생의 부친되신 목사님께로 부터 미국 초청장을 받았던적이 있었다.
당시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이땅에 오게 된것을 볼때 미국과의 질긴 인연(?)이 있었는가 보다.
몇일전 둘째 아들 친구 부모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아들과 딸을 이곳으로 유학보내고 종종 들어와 보는 분들이다.
들어올때마다 ‘서산 어리굴젓’을 항상 가져다 주어 맛있게 먹곤 한다.
양쪽집안 아이들 넷 모두가 밸뷰 크리스찬스쿨을 함께 다닐때 부터 알고 지냈고 큰아들이 두아이의 SAT 공부를 가르쳐 주었으며 이제는 모두 UW에 다니고 있어 다들 내자식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필자와 나이가 같음을 알고 친구하기로 하였다.
한국에서 돌아가신 정주영 현대회장님을 모시고 부동산 관계 일을 하신분이다.
필자의 의료분야와는 다른길을 살아왔지만 같은 시대를 공유하며 또래의 마음이 있고 자녀들을 이곳으로 유학보낸 부모의 마음을 나누며 친구가 되었다.
인연
물론 자녀들이 모두 밸뷰 크리스찬스쿨을 졸업한 동창생이고 현재 UW에 다니는 동문이기에 통하는 바가 있겠지만 각별히 우리 아들들을 잘보아 “사돈 맺자”는 농이 오갈 정도이다.
스스로 “농담속에 진담이 있다”했지만 유쾌한 제안이고 흥쾌한 동감이었다.
옛날 조상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을 두고 사돈 맺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당사자들이 좋다면야 서로가 마다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것보다 사람사이의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세상 살아가는데 귀한 친구로 동행 하는것은 바람직 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이곳에 자녀들만 남기고 가므로 몸은 한국땅을 밟고 있어도 마음은 늘 이곳 씨애틀 생각 뿐일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공항에서 그리고 한국에 도착하여 필자에게 전화를 하였으니 그마음 이해하고도 남는다.
물론 필자의 경우 남북으로 다니느라 바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모두 장성하였으니 일일이 관여 할일은 아니나 들리는 이야기로 아무 일이 없으며 종종 잘 챙겨 먹고 있는지 전화로 대신 할 뿐이다.
서울에서 아이들 생각하는 친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어야 할 터인데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것이 미안함으로 남는다.
그래도 아이들 주변에 아빠의 ‘친구가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살아가는 지혜
아마도 사람(人)이 그렇듯 혼자서는 설수가 없고 서로 의지하는 버팀이 있어야 되는가 보다.
이것이 세상사는 이치이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친구가 되는것이 음양(陰陽)의 조화가 되는것이며 좋은 친구를 사귀고 교제해 나가는것이 양생(養生)의 법도가 되는것이다.
한의학의 기본은 음양의 조화이다.
한의학은 아무것도 몰라도 아는척 할수가 있고 제대로 모르면서도 얼마든지 환자 치료를 할수가 있는것이다.
문제는 제대로 잘알면 문제가 없으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하다가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수도 있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몰라도 아무나 할수있는것이 한의학의 장점이자 약점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친구가 된다고 하여도 다같은 친구가 아니다.
친구 잘못만나 감옥에 가고 죽을수도 있는것이고 친구 잘만나 행복한 삶을 살수도 있는것이다.
문제는 분별의 능력이다.
근래 어느분의 혈당이 500이라고 하였다
한약을 먹고 생긴일이라 했는데 과연 오장 육부를 제대로 알고 한약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옛날 같으면 모르고 죽는것인데 환자볼때 먼저 할일과 나중 할일의 순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할것이다.
‘되면 좋고 안되면 할수없다’식의 무지한 방법은 없어져야 한다.
좋은 친구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환자를 치료하기에 앞서 제대로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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