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5일 목요일

정맥류(VARICOUS VEIN)

한방병원에서 환자 치료를 하면서 다리를 보게 되는데 유난히 정맥류 소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이 있다.
흉측한 모습
정맥류란 하지 혈액 순환의 이상에 의하여 정맥 혈관이 늘어져 피부 부위가 푸르거나 검붉은 색의 꽈리처럼 부풀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정맥혈관은 혈액의 역류 현상을 막기위한 밸브가 존재하는데 이런 밸브의 기능 이상으로 혈액순환의 장애를 받아 발생하는 표재성 정맥의 울혈 현상이다.
흔히 ‘힘줄’이라고 표현을 하면서 우락부락한 남성미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모양이 뱀과 같은 흉한모습을 보이므로 미용상의 문제뿐아니라 정맥혈의 정체에 의한 만성적인 하지통, 피로, 부종, 경련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피부 궤양이 생기며 정맥혈전염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시키게 되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어야 하는것이다.
고단한 삶의 여정
하지정맥류의 발생원인은 선천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있는데, 선천적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정맥판막의 이상에 의하여 발생한다.
후천적 원인으로는 비만이나 노화에 의한 피부와 혈관의 탄력성 감소, 또는 오래 서있거나 무거운 것을 많이 드는 직업이나 변비를 비롯한 복압을 증가하는 여러가지 운동이나 생활습관, 그리고 호르몬 이상과 임신, 간경변, 심장병등 정맥혈의 순환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으로 정맥류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직립보행하는 인간의 속성상 필연적으로 중력에 따른 영향을 받게되므로 약 800cc
정도의 혈액이 하지로 몰리는것은 어쩔수가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바다 건너 힘든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쉼 돌릴 틈도없이 온종일 서서 일을해야하는 고달픈 생활은 정맥 혈관의 울혈을 야기 시키게 되는데 필자의 병원에 내원하는 대부분의 여성 환자들의 경우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정맥류의 소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찌하오리까
문제는 특별한 원인 질환없이 힘든 생활의 여정 가운데 서서히 나타나며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수롭지않게 여길뿐 아니라 삶 자체가 온종일 일에 얽매여 병원에 다닐 여유가 없어 체념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정맥류로 진단을 받게되는 경우에도 획기적인 뾰족한 치료 방법이 없는것이 문제이다.
대개 가능한 쉬면서 다리를 높이도록하라는 이야기와 함께 정맥류 초기에는 꼭 조이는 정맥류용 고탄력 압박 스타킹으로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정맥류가 심한 경우에는 예방만으로 증상의 악화를 막을 수 없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따라서 레이저 치료나 약물을 이용한 혈관 경화요법과 같은 비수술적 요법 뿐아니라 외과적으로 늘어난 혈관을 차례로 잘라내거나 묶어주는 방식 및 정맥 판막 성형술등의치료법이 있다.
그러나 이런 여러가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의 효과를 장담 할수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
한의학에서는 기(氣)의 문제로 혈(血)의 이상이 생긴것으로 설명을 하고 치료를 하지만 환자의 상태와 정맥류의 정도에 따라 치료 가능한것과 불가능한것이 결정된다.
따라서 제대로 분간할줄도 모르면서 치료를 하겠다는것은 거짓말하는 것이다.
무지의 소치
언젠가 뱀이 기어가는듯한 정맥류 소견을 보이는 환자가 내원했는데 죽은피가 생겼으므로 어혈을 치료한답시고 란셋으로 여기저기 찌르고 부항으로 마구 피를 뽑아 다리를 온통 시커멓게 만들고 퉁퉁 부어가지고 왔다.
환자가 말하기를 까만 죽은피 덩어리가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참으로 어리석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혈액순환 장애로 산소의 분화도가 떨어진 정맥혈액을 죽은피이므로 뽑아 없애야 한다고 말하고, 공기중에서 응고된 혈병을 제거된 어혈이라고 설명하면서 치료가 잘되었다고 떠드는자의 무지(無知)함을 탓하지 않을수가 없다.
오늘날 현대의학에 의한 순환기 해부학과 혈류 역학 및 혈액생리를 조금이라도 알고있다면 어혈이 어떻고 죽은피가 어떻다고 무식함을 자랑할 일이 아니다.
세상이 달라졌다
뱀이 기어가는듯한 정맥류를 여기저기 마구 찔러 혈관을 터뜨리고 부항으로 피를 뽑아내는 일은 참으로 위험한 짓이다.
정맥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전발생의 위험을 가중시키며 정맥혈전염을 유발시키게 될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맥혈전염의 심각성을 알고있다면 함부로 팔걷어부치고 달려들 일이 아니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어혈이라고 마구 찔러대어 피범벅을 만드는 짓은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다.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에는 죽기전에 의원(醫員)에게 맥(脈) 한번 잡히고 침(針) 한대 맞는것이 소원이며 복(福)이라 하였기에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무지한 의원에게 침한대 잘못맞다가 죽어도 감사하며 고맙다고 하였다.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함부로 침통 흔들며 나설일이 아니다.
더구나 제대로 모르면서 잘아는것처럼 떠드는것은 더욱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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