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한의과 대학에서 강의를 할때 한의사나 침구사가 되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대하면서 명색이 흰가운 입고 환자를 치료 한답시고 환자의 몸에 침을 꼿고 뜸을 뜨겠다고 한다면 오늘날의 가장 기본적인 서양의학의 해부학과 생리학 그리고 병리학 만큼은 확실하게 배워두어야 할것을 누누히 강조하면서 강의를 하였다.
아무리 한의학이 동양의학이라 하지만 오늘날의 시대가 서양의 과학과 문명이 지배하는 세계이므로 이를 모르며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더욱 낙오될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는데 돛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것이 항공우주 시대에 무슨 의의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을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의 경우 나름대로의 관심과 침을 찔러본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 때로는 한의학을 강의하는 교수들과 논쟁을 할만한 수준에 이른 경우도 있으나 서양의학에 관하여는 몇자 주어들은 풍월은 있어도 전혀 의학 공부에 기본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을 뿐아니라 도무지 배워야 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란적이 많이 있었다.
아마도 침을 몇번 배우는 가운데 서양의학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생긴것 같은데 한의학의 놀라운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도 서양의학적인 기본 지식을 가지고 그이론과 원리를 풀이해 나가는 것이 아니고 무조건적으로 양방은 안되고 한방만이 할수 있다고 광신적으로 믿고 있는것을 볼때 참으로 염려가 되는 바이다.
얼마전 이곳 미국의 침구사들에게 특수침법의 비방을 책과 비디오 테이프로 구입하라는 우편물을 보고서 침을 가지고 치료한다는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은 좋으나 서양 의학을 아주 무시하며 우습게 표현을 하는 구절을 보고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 .....또한 과학적이라고 맹신되나, 증상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있고 치유력이 훨씬 뒤떨어지는 서양 의학은 ......물론 한약보다 뛰어난 침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바꾸어서 침술에 대한 의료 수가를 바로잡는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을 하는 사람이나 그말을 듣고 믿는 침구사들이나 모두가 크게 잘못된것이다.
책과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하여 공부를 하려는 의지는 높이 평가하며 평생 계속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하여야하는 것이 의학이기에 배움의 열정을 지녀야 하지만 오늘날의 서양의학에 대한 관심과 배우고 알아야 하겠다는 열의가 없다면 서양의학이던 한의학이던 모두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고 환자분들의 몸에 손을 대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들의 열등 의식을 남에게 투사시키는 경향이 많으며 이솝우화에 나오는 '신맛의 사과' 비유와 같이 어리석은 면이 많이 있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깡총깡총 뛰며 앞서가는 토끼탓만 하였다면 거북이가 최후의 승리자가 되지를 못하였을 것이다.
자신의 장점인 지구력을 살려 끊임없이 인내하며 앞으로 나간 거북이의 정신을 본받아야 하며 알지도 모르면서 '사과'를 신과일로만 치부해서는 새콤한 사과의 맛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서양의학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므로 이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포기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별볼일 없는 것으로 폄하시킨다면 그런 침구사나 한의사들은 시대에 점점 뒤떨어지는 낙오자가 될뿐이다.
한의학의 경우에는 수천년 전해오는 가운데 이를 정리하고 집대성한 것으로 특별히 새로운 이론이나 시도가 부족하지만 근래 중국에서 중(中)의학이라는 학문으로 기존의 한(漢)의학적 이론과 치료법에 근거하여 이를 서양의학적 접근방법으로 치료에 응용하려는 경향이 많이있다.
이러한 시도이외에는 모두가 한의학 가운데 한가지를 유독 강조하여 마치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어 발명해 놓은 것인양 '新', '특수', '원리' 와 같은 토를 달아 말장난하여 이름한번 들먹여 보려는 것은 환자 분들을 현혹 하는 우매한 것임을 알아야 할것이다.
그토록 훌륭하여 의성이라 일컫는 허준 선생도 허준침법이라 칭한것이 없고 요즘말하는 사암침법을 창안 했다는 '사암도인'이 누구인지 밝혀 지지도 않은 것은 스스로 이름석자도 올리기에 부끄러웠기 때문이며 오직 모진 세상살이에 시달리는 민중을 구제하려는 의도 일뿐 사심이 없었던 것으로 아직도 사암침법의 '사암침구요결' 조차 완벽하게 풀이하지 못하고 있는 세상에 몇번 강의듣고 책과 비디오로 보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낸듯이 자꾸 앞에다 토씨를 갖다 붙이는 일은 없어야 할것이며 이를 부끄러워 해야 할일이다.
오랜전통의 한의학이 오늘날과 같은 과학적 실증에 근거 하려고 노력하고 연구하지 않고서 "그냥 먹어봐", "맞어봐" 만 한다면 그것은 파멸의 길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오늘날 한의학을 현대의학과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한의학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시도가 되고 있는데 우리몸에 있는 침자리에다가 흔히 십전대보탕이나 우황청심원등의 한약 탕제를 증류 추출하여 농축시킨후 앰플약으로 만들어 침을 찌르는 대신 주사기로 주입시키는 약침요법과 혈관내 주입하는 수액요법으로 환자의 예후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가 오래전 부터 시도 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이곳 미국에서도 각각의 한약재에 대한 화학적 성분 분석을 끝내고 그생약 성분을 추출하여 약리학적인 작용과 효과를 질병치료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서양의학을 알아야만 된다는 것은 자명한것으로 절감하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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