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정감사에서 한약재의 중금속을 비롯한 오염 문제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그 내용인즉 다음과 같았다.
"시중유통 일부 한약서 수은.코카인 등 검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일부 한약에서 수은과 납 등 중금속이 대량 검출되고, 일부 한약에서는 코카인이 나왔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고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정화원의원이 주장했다.
이날 공개한 의약품 공인시험기관의 한약성분 분석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국 264곳의 한의원에서 제조한 한약 가운데 76곳에서 처방한 한약에서 신경계통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은 등이 대량 검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자료는 작년 초부터 소비자들로부터 한약 성분분석을 의뢰받고 분석한 결과로, 랩프론티어 조사에서는 123곳 중 21곳에서 은과 납 등 맹독성 성분이, 인하대 조사에서는 146곳 가운데 55곳에서 제조한 한약에서 코카인과 살충제 등의 부적절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
분석결과 서울 서초동 A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에서는 수은이 기준치보다 무려 2천140배나 높게 검출된 것으로 나왔다.
또 경기도 B 한의원과 C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에서도 수은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전국의 19개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수은이 나왔다.
수도권 소재 D 한의원과 E 한의원에서는 독성물질인 비소와 납이 검출됐다.
인하대 조사에서는 서울 소재 한의원 2곳에서 제조한 한약에서 마약인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으며 다른 한약에서는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 살충제 등의 성분이 검출됐다.
스테로이드제는 과다사용시 피부밑 혈관이 터지거나 백내장 또는 녹내장, 성장부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이와는 별개로 서울시내 대표적인 유명 한약시장을 대상으로 한약재 판매실태를 점검한 결과 일부 한의원에서 광물성생약 ‘주사’를 버젓이 판매하고 있으며, 식약청 분석결과 98%가 수은 성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충남 천안에서는 간질증후군이 있는 2살짜리 여자아이가 광물성생약 주사가 과다 처방된 약을 복용하고 수은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돼 현재 입원 치료중이다.
정 의원은 “수은 등 맹독성 물질이 대량 함유된 불량 한약이 국민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며 “특히 서각(코뿔소뿔) 등 판매금지 품목까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는 한약재의 처방, 조제, 유통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염의 실제를 바로 알자 이와같은 발표를 보면서 한약의 훌륭한 약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곳은 264곳 가운데 76곳으로 1/3도 안되므로 나머지 2/3이상은
안심해도 된다는 점을 기억하여야 하겠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 한약재의 중금속 오염에 관하여 유별나게 강조를 하는것은 필자자신이 과거 환으로 만든 한약을 복용하여 납중독이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은'이라는 맹독성 중금속은 한의학에서 '주사'라는 이름으로 사용이 되는데 노인분들이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며 가장 좋아하는 '우황청심환'의 재료이기도 하다. 흔히 중풍이나 혼수상태에 구급약으로 쓰이는 우황청심환은 30여가지의 약재로 만들며 수은이나 서각 ,사향, 등 현재 구하지 못하며 써서는 안되는 금지 약재가 들어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황청심환이 제대로된 속칭 '원방' 우황청심환이 되겠는가 생각해 볼일이다. 세상이 달라졌으면 약재의 선택이나 조제가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즉 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방법이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를때에는 넘어갈수도 있었으나 알고서는 절대로 넘길수가 없는 문제이다.
지난 1952년 일본 미나마타현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와 조개를 먹은 주민들의 손발이 뒤틀리고 혀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수십명이 괴질로 죽었는데 이것을‘미나마타병’이라 불렀다. 원인은 수은 중독에 의한것으로 수은 중독의 무서움을 세상에 알린 산업 재해였다.
아는것과 모르는것의 차이는 살고 죽는것이 될수가 있다. 예전에 필자가 개원하고 있던 영등포의 어느 약국에는 관절염 특효약을 구하러 전국에서 몰려와 줄을서서 사갔는데 거기에는 과량의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어 크게 문제가 된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한의원에서 한약다릴때 스테로이드를 넣는다는 이야기가 들리곤 하였다. 어쩌다 이지경까지 되었는지 문제의 심각성을 너무도 모르는것 같다.
2/3가 넘는곳이 안전하다는 점을 기억하고 안심해도 좋을것이나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더욱 한약재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정결하게 조제하도록 노력을 해야 할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오염의 문제에 관한 독성의 개념이 있어야하며 한약을 복용해서 좋을 사람과 절대로 복용해서는 안될사람을 의학적으로 구분할줄 알아야 한다. 모든 약은 독(毒)도 되고 약(藥)도 되기 때문이다. 다. 필자는 한약을 다리고 먼저 맛을 본다. 그리고 침도 가끔 스스로 맞아본다. 가족이나 주변의 사람들이 믿지를 못하는데 어찌 돈을 받아가며 남들을 치료하겠는가 한의학의 장점은 누구나 할수가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아픈 손주들에게 바늘로 손을 따주듯이 치료를 할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알고서 하는것과 모르고서 하는것은 살고 죽는 문제가 될수 있다. 모르는것은 죄가 아니나 모르면서도 아는것처럼 속이는것이 큰죄가 되는 것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들은“내가족이라면 어떻게 치료 할것인가”묻는 마음으로 돌봐야 하는것을 명심할일이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약을 골라서 써야 한다. 환자분들도 한약재의 오염 보도에 너무 놀라지 말고 대부분이 안전하다는것을 믿어야 할것이며 한약을 취급하는자들은 이점을 명심하고 환자 진료에 임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침을 놓으며 한약을 조제하는일에 환자들로 부터 신뢰받는 침술치료사가 되도록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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