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生과 死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습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공부하여 많은 환자를 보아오면서 새삼 느끼는것은 환자들의 경우 의사를 잘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일전 어느분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받으며 곧 약 1년전 전화를 주신 목사님이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난해에 전화를 하셔셔 전혀 거동을 못하시고 대소변을 못보신다 하시며 "원장님을 꼭 뵙고 싶다"고
간곡하게 말씀하셨지요.
페더럴웨이의 어느 한의원에서 2주 정도 치료하면 낫게 해주겠다하여 침, 뜸, 한약, 지압마사지를 입원하듯이 치료 받으며 약 두달간에 수만불의 치료비를 지불했는데 나아지지 않고 점점 나빠지자 마사지 비용을 제하고 환불해 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침구사에게 갔더니 "허로풍"이라 하면서 치료해드릴 다른 방법이 없으니 "집에가서 쉬시라"는 말을 듣고 낙심하던중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전공한 필자에게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집에가서 쉬라는 말이 죽으라는 말과 같았기 때문에 한번만이라도 필자에게 진찰 받기 원한다 하였습니다.
필자에게 상담하시는 목사님의 음성을 들으며 직감적으로 금방 돌아가실 분이 아니라 생각되어 "목사님의 몸상태는 심각하나 음성은 살아계시다, 포기하지 마십시요" 말씀 드리니 아드님들에게 부탁하여 꼭 병원에 내원하시겠다고 하였지요.
좋은 의사 만나는것이 축복입니다
그러나 내원을 하지 않으셨읍니다.
필자는 바쁜 가운데도 목사님 생각이 날때마다 돌아가셨으리라 믿었지요.
중풍 때문이 아니라 대변과 소변을 못보게되면 얼마못가 죽게되기 때문 입니다.
필자의 병원에 한번만이라 오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얼굴도 보지 못한 '그 목사님'이 돌아가신것으로 애석하게 생각하였읍니다.
그러나 뜻밖에 일년이 지나 전화를 받게 되었으니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였습니다.
사연인즉 집으로 모시고가서 죽을날만 기다리라는 침구사의 말을 듣고 낙심되던차에 필자와 통화한후 힘을 얻었지만 몸상태는 점점나빠져 가다가 사모님께서 911으로 전화하여 스티븐슨 병원 응급실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척추에 병이 생겨 척추신경을 누르게 되어 점점 마비 증세가 오고 척추 신경마비로 대변과 소변을 보지 못하면서 몸이 쇠하여 간것 이었습니다.
정신은 멀쩡하지만 점점 신경이 마비됨에 따라 대변과 소변의 배설이 안되니 먹지 못하게되어 약해지면서 몸이 마른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모르는 침구사는 마비가 되니까 중풍으로 여기고 '허로풍' 이라는 해괴한 진단명을 붙여주면서 집에가서 죽을날만 기다리라고 했던것 입니다.
목사님은 몸을추스려 노스웨스트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고 살아 나셨읍니다.
그리고 필자에게 전화를 하신것 입니다.
일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음성이기에 일년전에 전화주신 목사님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죽을 날이 가까우니 집에 모시고 가서 잘해드리라는 말을 들으신 분이 수술받으시고 점점 좋아지는 중에 있는 것입니다.
집에 모시고 가서 죽기전에 싫컷 먹고싶은것 있으면 먹이고 하고 싶은것 있으면 하도록 해주라는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하는 이야기 입니다.
오늘날 첨단의학으로 훌륭한 시설과 의사가 있는 세상에서는 해볼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과 시도가 있어야 하지요.
오늘날 사망 판정을 내릴때 ECG를 근거로 하며 뇌사(腦死) 상태라고 판단 할때도 의사 혼자서 하는것이 아니고 주치 의사와 전문의사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분의 의견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사람이 병으로 치료 받으면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지도 못하고 의학적 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환자를 치료 한다고 할수는 없다.
오늘날의 현대 의학을 침구사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죽네 사네 하며 치료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로 불신만 생긴다.
그러니 요즘 CA주에서 침구사가 진단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명색이 의사 선생님이라면 심박동 정지로 죽어가는 환자를 살려내기 위하여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면서 Ambu Bag을 해주고 IV Cutdown을 하더라도 눈앞에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경험해 봐야지 '생명'이 무엇이고 '병'이 무엇이며 '의사'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흰까운 걸치고 심각한 얼굴표정을 지어봐야 보지 못하고 해보지 않고는 알턱이 없는 것이다.
괜한 사람 이해하지도 못하는 말로 고민 스럽게 만들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헤깔리게 만들어 결국 한숨만 나오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옛날 몇백년전에는 무게잡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문자 몇글자 쓰면 통했을런지 모르나 오늘날에는 '허로풍'이니 뭐니 말해봐야 죽는다는 사람이 살아나 멀쩡해지는 '개망신'만 당하게 된다.
아는것만 말하고 알아듣게 설명해주고 한가지라도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 주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자기의 실력으로 잘모르겠으면 의사 선생님을 비롯한 전문가에게 의뢰를 해야지 환자를 살리는 길이지 자기가 다아는것처럼 행세 해서는 세계최고의 나라 미국에 맞는것이 아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하면서 실수가 쌓이다 보면 한의학의 입지는 점점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을 비지니스 돈벌이로 알고 교통사고와 같은 환자 유치를 위하여 공부는 하지 않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광고로 현혹 시키는 자들은 흰까운 걸칠 자격도 없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방은 서양의학으로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경우에 보완적인 치료가 되도록 하여야한다.
필자의 병원에는 서양의사 선생님들이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질환의 환자를 의뢰하거나 환자분들이 스스로 치료할 방법이 없는 것을 알고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의 한의학은 달라져야 한다.
옛날 잘 알지도 못했을적의 미신과 같은 내용은 버리고 현대 의학의 기초위에 한의학의 장점을 살려 한층 발전 시켜야 하는 것이다.
한의학으로 안되는것도 많으나 필자가 감탄할 정도로 효과를 볼때도 많이 있다.
'살아나신 목사님"은 병을 앓을때 6달이나 다른 한의원에서 한약을 먹었고 수술후에는 죽는다고 백약이 무익하다고 했던 침구사가 한약 열제를 먹으라 했다니 알고 하는 이야기 인지 모르고 하는 이야기인지 구분이 안된다.
분명한것은 서양의학도 모르고 한의학도 모르는 침구사라는 것과 장사는 아주 잘하는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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