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8일 일요일

순간의 선택 (CRITICAL SELECTION)

언젠가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합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있었다.
전자 제품의 선택을 잘하여 십년간 후회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이다.
인생길을 살아가노라면 모든것에 순간 순간의 선택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것을 많이 보게 된다.
순간의 선택에 따라 생사의 갈림길이 나뉘어지기도 하며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팔자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남녀가 누구와 결혼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것은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생(生)사(死)의 갈림길
‘의사 잘 만나는것이 복이다’라는 말이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환자를 진료하면서 생사가 갈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그때마다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를 믿지만 아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필자의 모친도 간종양으로 대수술을 받은후 복수뿐 아니라 폐수종으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적이 있었는데 필자의 오더에 의한 검사와 처치로 다행스럽게도 회복되어 80이 넘으신 연세에도 한국과 미국을 왕래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계시다.
당시 상황이 수련의사들의 손이 바뀌며 딱히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수없는 상황에서 복수가 차오르고 폐에 물이 고여 호흡이 어려우며 상태가 매우 나빠졌으나 다행스럽게도 필자가 확인하는 가운데 원인을 찾아내어 합당한 처치를 행할수가 있었다.
그때 만약 복수와 수종이 조금만 더 진행이 되었거나 작은 감염이라도 되었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고 그런 상황은 ‘수술은 잘되었으며 최선을 다하였지만 유감스럽게도 환자의 상태가 나빠져 어쩔수가 없었다’는 말로 끝날수 있었다.
물론 최선을 다했으며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종의 VIP 신드롬이었다.
만용은 무식한 용기
이곳에서 한방병원을 하면서 이런 저런 사연의 환자들을 많이 보게된다.
한의학이란 것이 아직 확실하게 규명된것이 별로 없기에 저마다 침통들고 찌르겠다고 하여도 말릴사람이 없다.
아직도 미국의 8개주(州)에서는 NCCAOM에 관한 특별한 과정없이 누구나 한의원을 내고 침을 찔러댈수가 있다.
지금도 주변에서 종종 장침, 대침을 찌른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사람의 몸은 해부 그림책하고 다르며 살아있는 사람은 죽은 시체와 다른것을 알아야 한다.
누구는 중국에서 인체 해부학 공부를 했다고 떠들지만 해부학은 몇일 시체를 만졌다고 되는것이 아니다.
수술을 많이 해본 의사가 새로운 수술법을 익히고 개발하기 위하여 단시일에 몇몇 사체들을 가지고 연습하려는 목적으로 중국에 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기껏 그림책만 보다가 시체에 몇번 손대본것으로 해부학 지식을 습득했다고 하는것은 소가 웃을 노릇이다.
침(針)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찌르는 것이지 그림 모형이나 죽은 시체에 찌르느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 얼굴이 다르듯 사람들마다 뱃속도 다른데 들여다보지도 않고 무조건 침을 찔러 넣는것은 장님 코끼리 더듬는것과 같기 때문이다.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
한의학은 모르고 찔러도 나을때가 있는데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는 지뢰밭을 지나는것과 같다.
이러할찐데 인체 해부를 알지도 못하면서 대침, 장침으로 마구 뱃속을 찌르거나 신체를 관통하는 투침을 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몸을 맡기는 사람들이 있음을 볼때 이들의 무지를 책망하지 아니 할수가 없다.
전자제품 하나 선택하는것도 10년을 생각하며 신중을 기하는데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데 아무곳이나 찾아가 아무에게나 맡길수 없는 노릇이다.
흔히 잘모르면서 아무곳이나 찔렀는데 환자가 나았다고 하는 경우를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밟았다’고 한다
이것은 잘알고 된일이 아니기에 뒷걸음치는 소에 깔려 죽을수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정도(正道)를 걸어라
오늘날은 서양의학에 관한 의학적 지식의 토대위에 한의학의 깨달음이 있어야 비로소 의학의 도(道)를 펼칠수가 있는것이다.
앞으로 이땅에서 한의학이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치료의 대안을 제시하는 대체의학으로 자리메김을 하려면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현대의학을 배우고 익혀야 하며 여기에 한방의 지혜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대충 어림짐작으로 좋다고하는 침자리를 찌른다고 환자를 엎어놓고 찌르고 뒤짚어놓고 찔러 고슴도치를 만드는 무지를 범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이중에 하나 맞아라’하는 또볶기식으로 찍는것이 아니라 침하나를 찌르더라도 제대로 찔러야 하는 것이다.
한의학에는 무궁한 가능성이 있다.
서양의학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계속 불편을 호소하는 수많은 환자들의 증상을 해결해 주는 방법이 한방에 있는것이다.
본질에 충실할때 길이 열리는 것이니 치료하는자나 치료를 받는자나 모두가 제대로선택 할줄아는 감별 능력이 있어야 할것이며 이것이 바로 복(福)이 된다.
제대로 모르면서 아는척하지 말것이며 내몸이 아니라고 마구 찌르지 말것이다.
잘못된 순간의 선택으로 생사가 바뀔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되는 것이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