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일 목요일

일침(針) 이구(灸)삼약(藥)

첫째가 침(針)이요 둘째가 뜸(灸) 셋째가 한약(藥) 이라는 말로 제나라 환공과 편작의 이야기에서 이뜻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즉 약(藥)보다는 뜸(灸)이 효과가 좋으나 뜸(灸)보다는 침(針)이 훨씬 강력하다는 말인 것 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그시대의 문화의 영향과 과학을 비롯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석기 시대나 청동기 시대, 그리고 철기 시대를 거쳐오면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박물관에서 보듯이 신석기 시대의 정교하게 다듬어진 석제 침구를 보노라면 참으로 조상들의 기술에 감탄을 금할수 없다.
지금은 제조 기술을 비롯한 물질 문명이 발달하여 한방에서도 머리털만큼 가느다란 일회용 호침(毫針)을 사용하고 있지만 불과 20년전은 물론 이거니와 지금도 풍요로운 물질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곳에서는 아직도 무디어진 침(針)을 끓여가면서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고 있을 것 이다.
그만큼 제작하는것도 수월하지 않았으며 값도 여간 만만치가 않은 참으로 소중한 의료 용구 임에 분명하였던 것이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한 침의 효력을 높이 평가 한 것이다.
따라서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침에 관한한 확신을 가지고 놀라운 효과를 나타내도록 정진 하여야 할 것 이다.
몇일전 종합병원에 근무하시는 간호사분께서 내원하셨는데 과거에 침을 맞은 적이 있으며 그때 침한대를 맞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다리가 번쩍들렸다고 하였는데 이것으로 환자도 놀랐을 뿐 아니라 한의사까지도 놀라 더이상 침을 놓으려 하지도 않았고 치료를 못하겠다고 하며 치료를 더받으라는 말도 않했다고 한다.
침을 놓노라면 득기(得氣)라고 하는 산(산), 마(麻), 중(重), 창(脹)의 느낌이 오는 것 이므로 필자도 침을 놓으면서 이런저런 느낌을 이야기하는 환자 분들의 설명을 들으며 효력을 예측하곤 한다.
양방과 한방을 함께 공부한 바에 의하면 양방에서 이야기 하는 신경(神經)의 자극과는 확실히 다른 그 무엇인가를 알수가 있는데 아무데나 생각없이 대충 놓아서는 절대로 그 득기의 효과를 볼수가 없는 것 이다.
침자리를 잡을때 어디에서 몇촌 떨어진 곳에 얼마에서 얼마의 깊이로 침을 놓으라고 책에 기술되어 있기에 이를 보고 대강 어림짐작으로 침을 놓는 것라면 이는 인체를 모르고 하는 소리 이다.
인체를 해부하여보면 각양각색으로 뼈의 모양은 물론 혈관이나 신경의 연결이 모두 다른 것 이므로
머리카락보다 가는 침으로 찌르다 보면 꼭 장님 코끼리 더듬듯 하는 것과 같은 것 이다.
앞에서 간호사 환자분에게 침을 놓은 한의사 분도 제대로 침을 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크게 잘못한것으로 알고 환자분 보다 더 놀랬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던것으로 보인다.
오래전 어느 한의사가 식당에서 일하는 부인이 식당 화장실에서 급성요부 염좌로 꼼짝을 못하는 것을 듣고는 식당으로가 부인을 데리고 척추 신경 의사에게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급성 요부 염좌에는 침 한대로 효과를 보는 것이 바로 한방이다.
이런 확신을 갖지 않고서는 환자에게 침을 놓아서는 안되는 것 이다.
먼저 자신의 몸에다 침을 꼿고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기꺼이 침을 맞으려 올때 환자 분들에게도 침을 놓게 되는 것이고 치료의 댓가로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한의학은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온 전통의학으로 어렴풋이 알고 흉내를 내면서 침을 찌르고 한약을 달여 먹어도 치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나 아주 섬세한 침끝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그것이 그런것으로 다 같은것 같지만 정반대의 작용을 하는 것 이므로 제대로 알고 침을 놓아야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때 양방의사로서 개복수술을 하는것 보다도 침을 놓고 제대로 보(補)하고 사(瀉)하는것이 더욱 기(氣)가 빠져 그야말로 기진 맥진 하는 것을 느낄때가 많으며 확실히 환자분들의 치료효과가 달라 그야말로 환자분들이 말하길 기적(Miracle)이라고들 이야기 하기도 한다.
얼마전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한동안 크게 유행을 했는데 실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것이니 특히 과거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되지 못했던 시절에는 더욱 그러 한 것이다.
무역을 통한 교류에도 제한이 있었고 저장을 할수있는 시설이나 방법의 기술도 발전하지 못하여 이용할수있는 한약 약재가 한정 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오늘날과 같은 환경의 오염이 없어 흔히 요즘 관심의 대상이 되는 Organic 이라 하는 신선한 유기농 방식의 천연 재료를 채취 하여 사용하였던 것이니 좋은 점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양방의학의 약리학 교과서가 되는 책에 보면 "약(藥)은 독(毒)이다" 라고 말한다.
그만큼 신중하게 잘 사용해야 하라는 말인데 요즘 이곳에서 취급하는 한약재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이나 한국으로 부터 태평양을 건너 수입된 것으로 옛적의 자급자족 시대 한약재와는 비교 할수가 없는 것이므로 "오염(汚染)" 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내가족이 복용한다는 마음으로 한약재를 취급 하여야 할 것이다.
분명히 말하자면 오늘날의 한약재는 예전의 한약재에 비하여 현저한 차이가 있을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야생에서 채취한 약재와 장사속으로 재배한 약재와는 비교 할수가 없을 뿐 아니라 동식물의 보호를 위한 국제간 협약으로 이용에 제한이 있는 것이니 제대로의 약효를 낼수가 없는 것이다.
한가지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과거에 비하여 인체에 해(害)가 되고 독(毒)이 되는 물질을 가려 낼수 있는 장점을 살려 약재의 선택에 유용한 점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은 놀랍게 변화 발전을 해 가는데 배우고 익히는데 더욱 새롭게 하지 않고 대충 줍어듣고 흉내를 내는 것은 환자분들이 내어 맡긴 몸을 돌볼 자격이 없는 의자(醫者)인 것이다.
이곳에서의 침구사의 지위는 참으로 별볼일이 없이 낮은데 마치 요즘 한국에서 처럼 선망의 대상이 되는 한의사인양 착각을 하여서는 안될것이다.
하물며 환자 치료 보다 환자 유치를 위한 것에 치우치는것은 비극인 것이다.
한의사 이건 침구사 이건 환자를 낫게 해주는 의술로 증명이 되는 것이니 첫째가 침(針)이고 둘째가 뜸(灸)이고 셋째가 약(藥)이라고 한 옛 성인들의 가르침을 존중하여 침술 연마에 매진을 하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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