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일 일요일

우울증(DEPRESSION)

얼마전 한국의 젊은 여배우가 자살을 하였는데 그자살의 동기가 우울증과 함께 동반된 불면증이라 하여 한동안 우울증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필자의 경우 환자를 보면서 의외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음을 보게되며 이곳 미국에서 더욱 많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보는것은 아마도 이역만리 고국을 떠나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격게되는 많은 고민과 애닯음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대개 누구나 한번쯤은 떨어지는 낙엽이나 낙조를 바라본다든지, 연인과의 이별을 가슴아파 하면서 처량한 노래가사를 읊조리며 쎈티맨탈해지던 우울한 감정의 기복을 맛보았을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이라고 하면 소심하고 우울한 성격의 사람에게만 생기는 '마음의 병’정도로 많은 사람이 오해를 하고있다.
하지만 현대의학적인 개념으로는 우울증의 발병원인을 생물학적으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 이상으로 생기는 심각한 질병으로 보는 것이다.
즉 기질적인 원인으로 뇌 신경전달 물질의 통로가 막히거나 좁아져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해지는 것이 우울증 발병의 제1원인으로 보는것이며, 그외에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닥드리게 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여러 갈등과 좌절감이 이유가 되는데 배우자와의 사별을 비롯한 가족구성원의 죽음과 같은 극도의 상실감과 질병이나 직장에서의 실직등으로 인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 밖에 개개인의 성격상의 문제로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거나 극히 소심하여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속 마음을 보여주지도 않으며 보여줄 대화의 상대가 없는등 폐쇄적인 경우외에도 유전적 요인도 발병 원인이 되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보고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전 국민의 5%(여자 5~9%, 남자 2~3%) 정도인 200만명 이상이 우울증 환자이며, 전 국민의 20% 정도는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아마도 복잡해져가는 현대인의 생활 가운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증가 양상은 당연한 것이며 이분법적 사고가 팽대해져가는 상황은 사람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가히 폭발적이라 할만하다.
우울증은 심한 우울감이 2주이상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되는 것으로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인간의 네 가지 욕심, 즉 식욕(食慾)·성욕(性慾)·수면욕(睡眠慾)·의욕(意慾)이 없어지게되어. 이 때문에 불면증, 소화불량증, 변비, 체중감소, 기력 저하, 극심한 피로감, 기억력 감퇴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망상이나 환각,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심각한 우울증상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존재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무가치 한것으로 여기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의 심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게 되므로 자살(SUCIDE)이라는 극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우울증을 '자살에 이르는 샛길 없는 통로’ 라고 했듯이 그토록 좁고 어두운 샛길 없는 통로가 촉망받는 25세 젊은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다. 보고에 의하면 우울증 환자의 15~20% 정도가 자살을 시도하며, 실제로 2~3%는 자살에 ‘성공하여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니 손목의 요골동맥을 자른다거나, 목을 맨다거나, 수면제나 독극물을 복용한다거나, 고층건물에서 투신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무가치함을 느끼게 되는 우울증은 특히 여성의 경우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을 탓하며 죄의식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데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가장 위험한 때는 극도의 우울증에서 회복된다고 생각되는 때이며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자살을 감행하기 전에 주변에게 누구든지 내 자살을 말려 달라는 듯 무의식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의 표시가 나타나므로 우울증 환자의 주변 사람들은 환자에게 일어나는 민감한 변화나 언어의 사용을 잘 간파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산부인과 의사인 후배의 말한마디를 귀담아 듣지 못하여 불귀의 객이 되고만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사실 양방의학적으로는 이러한 우울증의 치료를 정신과에서 항우울제등으로 망가진 뇌의 생화학적 균형을 회복시켜주고 수면제등으로 대증치료를 하면서 상담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나 그치료가 참으로 난이한것이다.
한방적인 개념은 뇌(腦 BRAIN)에 대하여 그다지 언급이 없으므로 오늘날과 같은 정신 신경학적 접근 방식과 차이가 있으며 심(心)이 신(神)을 주관하는 것으로 설명을 하는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마음으로 보는 관점이 그나름대로의 타당성이 있다 하겠다.
특히 우울증상의 발생이 남자보다 여자에서 두배나 많으며 여자의 생리를 공부한 산부인과 의사로서 여성을 음(陰)이라 보고 풀이하는 한의학적 논리에 새로운 해석과 음양관을 가지게 된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양방과 한방을 전공한 필자는 음양관(陰陽觀)을 가지고 여성의 해부 생리를 재해석하는 것이 여성의 질병치료에 많이 도움이 되는것을 경험하고 있다.
항우울제나 수면제등으로 치료하기 보다는 음양의 조화에 따른 치료법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신경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분들에게 좋은 소식임에 틀림이 없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