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2일 수요일

너희가 醫를 아느냐(WHAT IS THE MEDICINE?)

얼마전 중국 사천성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수만명의 사람이 죽고 수백만명의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
두꺼비를 비롯하여 수많은 동물들은 지진 발생을 감지하고 살길을 찾았다고 하는데 현대 과학 문명을 이룩한 사람들은 속절없이 피해를 당하였으니 인간의 미약함을 절감 할 뿐이다.
醫易同源
수천년전 거대한 자연의 섭리앞에 왜소 할수밖에 없었던 인간은 세상을 살아가는것이 자연에 순응하면서 조화를 이루는것이 평안한 삶임을 깨닫게 되었다.
‘역술’하면 흔히 사주팔자를 따지는 것으로 알고 있으므로 ‘주역’을 점치는 책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유학 최고의 고전인 ‘역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철학서로 그 영향은 전통적인 문화의 모든 영역에 미치고 있는 것이다.
공자께서 주역을 철학화하여 학문으로 발전을 시켰지만 어려운 문자 쓰지 않고 쉽게 표현하자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와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여기면 된다.
역경 앞에 붙은 ‘의역동원(醫易同源)’은 역경과 한의학의 양생학이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하게 되었음을 가리키는 말로 의(醫)와 역(易)이 같은 근원에서 나왔음을 의미한다.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자연의 순환 이치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
인간의 역사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면서 이를 극복하며 이용하고자 노력한 것이 오늘날의 문명을 이룬 것이다.
특히 동양적인 역사가 순응과 조화라면 서양은 도전과 응전에 의한 개척의 역사라 하겠다.
의학적 측면에서도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차이가 있다.
서양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분석적 접근 방법을 쓴다.
예를 들자면 감염증이라 할 때 발병의 원인균을 찾기 위하여 균주를 배양하거나 염색하여 감염균을 추출해내고 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통하여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발생을 음양의 조화가 깨진 것으로 보고 삼라만상의 모든 여건을 살펴 불균형을 개선해 주는 방법으로 접근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간에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상충된 논리를 많이 보게 된다.
배움의 과정
의학은 살아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므로 인체의 해부 구조와 생리에 관한 의학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살아 움직이는 인체를 알아야 하거늘 정맥주사 한번 찔러보지도 못하고 그림책으로만 인체를 공부하는 것은 눈감고 아옹하는 것과 같다.
사체를 가지고 해부학을 공부하노라면 혈관인지 신경인지 근육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더구나 살아있는 사람은 사체와 달라 이리 꾸불탕 저리 꾸불탕 하는 것이다.
의과 대학 졸업후 흰가운 입고 의사선생님 소리를 듣지만 동맥을 찾아 혈액 채취에 애를 먹거나 여성 환자에게 뇨관 삽입시 요도와 질을 구분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이 환자 치료를 하는 의사 수련의 길이다.
무지함과 무식함
언젠가 ‘양방에 현혹되어 병고에 신음하는 환자들’ 하면서 ‘아무리 최신 과학으로 중무장한 양방이라고 해도 앞으로 수백년이 지난 다음에도 아니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떠드는 침술사들의 글을 보았다.
참으로 무지의 소치이며 무식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침은 환자를 보고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치료하는 것이다.
잘아는 것처럼 말하면서 치료를 하거나 서양의학이 별 것 아니라며 떠드는 것은 의학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자이다.
수천년전 수백년전의 한의학적 지식은 현대 의학과 경쟁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한의학을 현대의학으로 분석하노라면 남아나는 건데기가 없다.
다만 옛 선조들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한의학에 있음을 알아야 할 뿐이다.
아느냐 모르느냐
요즘 안면신경마비로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어느날 갑자기 저혈당에 빠졌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당뇨로 인슐린 주사를 맞으시던 분이 혈당이 정상이 되었음 에도 인슐린 주사를 계속 놓으니 당연히 저혈당이 된 것이다.
당뇨병은 췌장내 랑한스섬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의 문제로 본다.
한의학에는 췌장이라는 해부학적 장기도 없을 뿐아니라 혈당은 물론 뇨당을 측정하는 방법이 없고 다만 ‘소갈’이라 했는데 소갈증상은 중증이상의 당뇨병증이다.
환자는 지금까지 혈당이 높아 십여년간 인슐린 주사를 맞아 왔는데 근래 95-100의 정상 혈당 수치를 보이고 있었다.
필자는 환자의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목표를 두지 않았다.
구안와사를 치료하며 음양의 조화가 회복되면서 혈당도 정상 범위로 돌아온 것이다.
한방은 이런 것이다.
췌장내 랑한스선의 알파와 베타세포의 해부 생리 및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내분비학을 알고 있어야 하며 글루코겐과 글루코스의 상호 전환에 의한 혈당 조절 매카니즘을 알고 당뇨병과 오장육부를 논해야 하는 것이다.
환자 몸의 조화가 회복되는 것을 당뇨를 치료했다고 떠들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무식한 소리는 불신을 낳고 조롱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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