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일 토요일

배움의 중요성(LEARNING)

근래 밤을 새면서 공부하기도 하는 필자의 큰아들을 보면서 지난 의과 대학시절 지겹도록 시험이 많았던 때를 생각해 보았다.
보통 8절지 20장 내외의 문제를 풀어야 했는데 최고 36장의 시험을 몇시간 동안 본 기억도 있다.
지식의 분량
수련의사 시절에 의과 대학 학생들의 시험 답안지를 채점하다보니 단답형 문제의 경우에는 별문제가 없으나 서술형 문제의 답안을 채점하면서 삐뚤 삐뚤 지그재그로 채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느낀적이 있었다.
갑자기 응급 환자가 발생하여 응급 수술을 하고 나오거나 응급실에서 환자나 보호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 채점을 할때에 긋어대는 빨간줄이 달라지는 것이다.
학생시절에 선풍기로 시험지를 날려 멀리 떨어지는 순서대로 채점을 하였다는 교수님들의 우스게 소리와 같은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기도 했다.
답안 내용을 읽다보면 확실히 완벽하게 작성한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아는것인지 모르는것인지 필요한 용어들을 사용하였지만 문장의 설명이 오락가락 할때는 어딘가 주워들은것은 있는데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선무당’인 것이다.
그리고 질문의 핵심에서 벗어나 전혀 연관성이 없는 답안을 그럴듯하게 작성해 놓은 경우도 있는것이다.
때로는 문제의 핵심을 잘못 파악하여 엉뚱한 답안을 적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완전 소설을 쓰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두리뭉실 넘어갈수도 있지만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사람의 생명이 왔다갔다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지함의 결과
이곳에서 여러 칼럼들을 보면서 미국 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얻을수있는 훌륭한 글들도 많으나 때로는 얼굴 화끈거리도록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도 많이있다.특히 질병에 관한 올바른 개념도 없이 적어놓은 한방칼럼은 지면의 낭비도 낭비거니와 양방의사들이 볼때 과연 한의학을 어떻게 생각 할런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곳의 침술치료사들은 의사가 아니기에 분명히 역활 구분이 나뉘어져 있지만
서양의학에서 고치지 못하는 여러 질병들을 고칠수있는 한의학이므로 한의학을 하는 사람들로서는 자부심을 가져야 할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으면 절반이라도 맞으련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많이 아는척 말도 안되는 글을 적어놓기 때문에 스스로 한의학의 가치를 깍아내리고 있는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질병들이 있으며 때로는 무슨 질병인지 모르면서 환자는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들이 많이 있는것이다.
그러나 모든 검사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결과에 이상소경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진단명을 붙이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혹은 증상에 따른 검사를 실시하여 확진에 따른 질병명은 나왔지만 그 질병치료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환자들은 불편해 죽겠는데 모든 검사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므로 이병원 저병원 다니며 이곳 저곳에서 지어준 약을 복용해 보아도 증상의 호전이 없어 고민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이다.
고통과 죽음
요즘 중년 여성 환자분이 있는데 환자분의 증상은 생리기간중 이틀동안“죽어나가듯이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온갖 진통제를 복용하였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하였다.
얼마나 아팠으면 ‘죽어나간다’는 표현을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틀동안 죽어나가다가 삼일째는 멀쩡해지니 이렇게 한달을 보내고 또다시 이틀간 죽어나가듯 고통 당하면서 살아온 것이다.
필자에게 와서 한약먹고 침맞은 후 아무일없이 생리기간을 넘어갔다.
그야말로 깜쪽같이 나았으니 이것이 한방의 매력이고 능력인 것이다.
먼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듣고 서양의학적으로 환자의 인체내 장기들을 들여다 보거나 최소한 그릴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꾸불탕거리는 환자의 몸속을 보면서 하나하나 감별진단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한의학적인 관(觀)을 가지고 접근을 하면 해결의 방법을 찾아낼수가 있다.
일의 순서
근래 모텔하시는 남자분이 손목의 통증으로 그리고 아는 교회의 사모님께서 발목의 통증으로 찾아 오셨는데 두분은 상담후 X-RAY 검사에서 모두 선상골절이 나왔다.
손목 발목이 퉁퉁붓고 시퍼렇게 멍이든것을 어혈을 뺀다고 마구 찔러 부항을 하여 피가 검게나오는것을 “죽은피”라 하며 보여주는 무지한 침술사들이 너무도 많이 있다.
찌를때가 있고 찔러서는 안될때가 있는것이다.
한방으로 치료해야 할것이 있고 한방으로 안되며 서양의학으로 해야 할것이 있다.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찌르다 염증을 유발시키면 관절과 골수질환으로 생명을 이잃어버리게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알고 나설일이다.
먼저해야 할것이 있고 나중해야 할것이 있으며 할수있는것과 해서는 안될일이 있는 것이다.
인체의 해부생리에 관한 서양의학적인 지식을 모르면서 침통들고 설칠 세상이 아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하는것은 환자들에게 고통만 줄 뿐이며 심지어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기도 한다.
의사의 사명은 환자를 죽게 만드는것이 아니라 죽을것 같은 환자를 살려내야 하는 것이다.
꿈틀대는 내장의 상태를 알지도 못하며 무조건 침을 찔러 넣으면서 창자가 침을 피해간다고 뱃속에 장침을 찔러대는 무식한 침술사도 있다.
달라진 세상에 현대문명의 혜택을 누리되 옛사람의 지혜를 본받을 일이다.
무식한 용기는 만용이며 만용의 결과는 파멸과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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