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7일 금요일

보약(TONIFYING MEDICINE)

한방의 치료법 가운데 침(針)과 뜸 외에 한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우리의 일상사인 의(依), 식(食), 주(住) 문제와 연관 시켜 본다면 아마도 먹고 사는 문제와 함께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한약재의 이용이 매우 광범위하다 할것이다.
주위에서도 계절이 바뀔때 라든지 몸의 기력이 쇠하다고 느낄때 흔히들 보약(補藥)을 지어 먹는 것으로 아는데 한의학적 개념으로 보자면 오히려 치료약이라 하는것이 적절한 표현이라 할것이다.
한방의 치료방법으로는 한(汗), 토(吐), 하(下)법 등의 사(寫)하는 치료법을 제외한 한약의 복용 치료가 보(補)법이 되는것이기에 흔히들 보약(補藥)이라 칭하고 있는 것이다.
보약이건 치료약이건 간에 사용되는 본초 약재의 경우 이곳 미국에서는 한약재를 약품으로 보지를 않고 식료품의 한가지로 간주하고 있으므로 한약 건재의 취급에 제한이 없어 주변에서 침(針)을 놓지 않으며 한약을 지어 판매하는 분들을 볼수 있는 것은 한의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방에서 이용 할수있는 약재가 약 5767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중약대사전에 기록되어 있으나 실제 많이 사용하는 약재는 약 400여종이며 현대 생화학적 분석 방법의 발전에 힘입어 유독성 물질이 함유된 약재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고 희귀 동식물 보호에 따른 국제협약 관계로 이에 해당되는 약재의 거래가 금지된 연유로 점차 한약재의 이용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더구나 토착 한약재 보다는 한약재의 국제간 무역거래에 따라 약재 재배 과정상 과다한 농약의 사용과 보관 및 유통 과정에 첨가되는 방부제등으로 인한 해독성이 매우 심각하다 할것이다.
한약의 재료가 되는 여러 본초들 가운데는 참으로 유용한 약재들이 많으므로 생화학적 물질 분석 기술의 발전에 따라 매우 효과적인 항생물질 뿐 아니라 여러 항암제의 원료를 축출해 내어 이를 임상에 응용함으로써 질병의 치료를 통한 수많은 생명을 구할수가 있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신기술의 개발과 신약의 발견은 계속 될것이다.
이러한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무궁한 보고(寶庫)가 될수 있는 것이 한약재 가운데 있는 것이니 주변의 건강 식품 및 의약품을 판매하는 곳에 가보면 하루가 다르게 온갖 종류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데 개중에는 한약본초를 기본으로 한방적인 약재를 이용한 품목의 증가가 눈에 띠게 많은 것을 보게된다.
한약의 묘미는 한가지 한가지씩의 한약재의 약효가 뛰어 나기도 하지만 몇가지 약재를 군(君), 신(臣), 좌(佐), 사(使)의 개념으로 방제를 구성하여 처방 할때 참으로 미묘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놀라운 것이다.
마치 비빔밥을 만드는 경우에 온갖 나물을 조합하여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추가하여 비볐을때 비로서 맛있는 비빔밥 특유의 맛을 내게 되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무리 동일하게 맛있는 많은 재료를 준비하였다 하여도 한가지씩 따로따로 입에 넣어 가지고서는 비록 위(胃)에 이르러서는 섞여지고 비벼지는 유사한 상태로 된다 하여도 그것으로 비빔밥을 먹었다고 말 할수가 없는 것이고 아울러 비빔밥의 참 맛을 느낄수가 없는 것이다.
이곳에서 몇몇 젊은 침구사의 한약조제 행태를 보노라면 한의학의 가장 근본적인 이론인 음양(陰陽)론의 기본도 모르는 것으로 도무지 법제(法制)라는 과정이 있다는 것도 모를뿐 아니라 생강과 건강(乾姜)의 구분도 없이 사용 하였음을 볼때 무지(無智)한것에 참으로 염려되는 바이다.
같은 한약재라 하여도 노릇노릇하게 그슬리는 것과 까맣게 태우는 것에 따라 약효의 작용에 차이가 나며 법제의 재료도 꿀이나 식초, 그리고 술과 동변(童便)에 이르기까지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이 되는데 술에 술타고 물에 물타듯 대충 약을 다려 주는것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다.
양방 의학의 약리학 교과서에 "약은 독이다" 라고 강조를 하는데 사용에 따라 약(藥)도 되고 독(毒)도 되는 것이니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터이거늘 "교통사고전문" 한의원이라 하면서 무조건 한약을 한제씩 안기어 주고 환자를 붙잡아 치료 한다고 하는 것은 환자나 침구사 모두 다시한번 재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漢)의학에 관한한 한(韓)의학이라 하며 종주국임을 자꾸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오늘날 법제에 있어서 만큼은 중국을 따라가지를 못하는 것이며 이에 대하여 변명할 여러 이유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성(精誠)이 부족한 것이라 하겠다.
요즘 한국에서 한의사가 선망의 대상이 되며 한의과 대학에 입학은 물론 수학 과정이 매우 어려운 관계로 청운의 꿈을 안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많을 뿐 아니라 특히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까지 한의학 공부를하여 흰까운 걸치고 마치 의사처럼 성공한것으로 착각하는 침구사로서 환자 진료에 정진하는 것이 부족한 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무조건 보약 보약하는 환자분들의 잘못된 한약에 관한 개념을 바꾸도록 하여야 할터이니 한방에서 한약의 복용은 모든것이 치료적 관점에서 처방하는 것으로 그방법이 사(寫)하는 용도인지 보(補)하는 용도인지의 차이이며 모든 것은 치료약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대부분의 경우가 사(寫)하는 치료법을 쓰기 보다는보(補)하는 용도의 치료법 사용이 많으므로 흔히 보약(補藥)이라 칭하나 분명 경우에 따라 약이 독이 될수도 있는 것이므로 교통사고를 당하여 한방치료를 받을 경우에 한약을 한제씩 안기어 준다고 넙죽 받아 마실것이 아님은 물론 이런 기회에 보약이나 한재 먹어야 겠다는 생각도 바꾸어야 할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과거 양방의사로서 한약재의 심각한 문제점을 여러 차례 경험한 바가 있기에 필자의 하나 한방 병원에서는 한약재의 상태 및 환자들의 염려와 걱정을 익히 알고 있으므로 용도에 맞는 법제와 특수 세척 과정을 통하여 모든 한약을 탕제(湯製)할때 반드시 필자를 비롯하여 만드는 직원들이 꼭 맛을 보도록 하는데 농약이나 방부제 등으로 부터 청결하지 못하다면 어찌 매번 다릴때마다 하루 2,3 팩의 한약을 마실수가 있겠는가?
환자에게 침을 놓는 한의사라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기꺼이 침을 맞으려 해야 할뿐 아니라 환자가 복용하는 한약도 의사 자신은 물론 의사의 가족이 함께 마실수 있는 안전하고 청결한 한약이 되어야 할것이다.
한약이 어떠한지를 바로 알고 약(藥)과 독(毒)을 제대로 구별해야 할것이며 제대로 알지 못하여 약을 독으로 만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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