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일 토요일

백만불짜리 침(MILLION DOLLERS)

오늘도 ‘미용 침술 특강 $2000’ 광고 전단 우편물을 받아 보았다.
내용인즉 ‘ 주름 침’, ‘유방 확대 침’이라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한방 광고이다.
가짜 한의학 박사 광고 못지 않은 웃음거리 이야기지만 이것에 혹하여 돈 주고 이름석자 올린 후 ‘CERTIFICATE’ 종이 쪽지 하나 받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비방은 없다
흔히 ‘오천불 침법’ 이니 ‘만불 침법’ 이라는 침술 광고를 많이 보았다.
중국에 가서 비법 비방을 전수 받고 왔다며 몇 주 코스로 오천불 만불에 비방을 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한의학은 ‘흉내’를 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어디가 아플 때 어디를 찌른다’고 하여 아무리 찔러도 똑같이 낫는 것이 아니다.
침을 찌르는 한방의 침 자리 위치에 대한 설명 자체가 어디에서 몇 촌(寸) 아래라고 표현이 되어 있다.
촌(寸)이란 것이 손가락 마디를 기준으로 삼았기에 사람마다 손가락 마디 굵기도 다를 뿐 아니라 팔 다리 길이와 배꼽과 관절 주름의 위치가 다르며 이목구비(耳目口鼻)의 생김새가 다른 것을 고려 한다면 각 사람의 경혈의 위치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터득 해야 하는 것이다.
한의학은 도(道)를 깨달음에 있다.
침 놓는 흉내를 내다보면 여기 저기 좋다고 하더라는 자리를 모두 찌르다 보니 엎어 놓고 찌르고 뒤짚어 놓고 찔러 고슴도치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그러나 침의 효과는 고슴도치처럼 찔리는 고통이 아니라 한방에 나타나는 것이다.
백만불의 효과
근래 백만불 짜리 침 치료 효과를 보는 분이 계시다.
하혈 때문에 오셔서 치료를 받았는데 밥 맛이 달라졌다고 했다.
속이 뒤집어져 커피도 마시지 못했고 김치도 제대로 못 먹었고 과일도 먹지를 못 했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치료를 받으면서 그윽한 커피향의 맛을 알게 되었고 온갖 탐스런 과일들도 맛있게 먹을 수가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평소 몸의 반쪽이 이상하게 느껴지던 것도 없어지고 팔다리도 따뜻해 지고 추위를 느껴 마켙에서 오분을 넘기지 못했던 것이 없어 졌다고 하였다.
피부도 고와지고 혈색이 좋아지니 예뻐지는 것이었다.
나이 사십부터 갱년기의 어려움을 겪으며 꺼져가는 불씨 마냥 사그러 들어가던 삶이 회춘(回春)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삶의 질(質)이 달라진 것이었다.
참으로 백만불이 안 아까운 효과를 본 것이다.
부인의 달라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남편께서 ‘나도 좀 맞자’고 하였다고 한다.
한의학은 이런 것이다.
이곳의 대형 교회에 출석하면서 교회에 침술 치료하는 교인이 많았지만 필자가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전공한 것을 알고 찾아온 것이다.
필자의 한방 병원에 올 때 커피를 못 마시고 과일을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침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몸이 달라지면서 좋아지는 증상들을 이야기 한 것이다.
‘침 치료가 이렇게 좋구나’ 치료 받는 환자가 놀랐고 치료하는 의사인 필자도 감탄 할 정도이다.
이러한 효과라면 암(癌)세포도 죽어 없어 질 것이라 믿는다.
내가 잘나고 능력이 있어 환자가 좋아 지는 것이 아니다.
한방의 놀라운 매력이다.
이곳에서는 유난히 교통사고, 비만, 다이어트, 성장, 미용에 관한 광고에 열을 올리는 침술사들을 많이 본다.
한의학을 대안 의술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없이 돈벌이에 급급한 장사꾼의 모습이다.
교통 사고 환자의 고통을 치료하려는 것이 아니고 침 놓는 흉내 내고 환자를 돌리는 것이다.
이 땅에 한의학이 정통의학인 서양의학에 대하여 믿을 수 있는 대안의학으로 자리 메김을 하려면 장사와 의술을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본말의 전도
주름 침, 여드름 침, 탈모 침, 유방 확대 침을 광고 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한의학의 깊은 뜻을 알고나 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주름을 펴기 원한다면 침보다는 보톡스 주사나 주름제거 수술이 확실하고 유방을 크게 만들고 싶으면 유방 확대 수술을 받는 것이 효과가 빠르다.
한의학에는 주름을 펴주는 침이나 유방을 크게 해주는 침술이 있다는 말도 없고 침을 놓아 유방을 크게 한다는 이야기도 없다.
한방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되면 들어가고 나온 부분의 균형을 찾아 유방도 탐스럽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얼굴의 피부가 탄력을 회복 함으로 인하여 주름도 펴 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전체적인 회복을 통하여 국소적인 효과를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것인데 마치 주름 펴는 침과 유방을 크게 만드는 치료의 비법이 있는 것처럼 광고를 해대는 것이 측은 해 보일 뿐이다.
한의학을 자꾸 조롱거리 웃음거리로 만들면 안 될 일이다.
근본으로 돌아가라
한방의 무한한 잠재력을 찾아 이곳 주류 사회에 알려야 할 일이다.
미국인들의 한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이곳 한인 침술사들의 본질에서 벗어난 모습이 우려 되기 때문이다.
두 아들의 학업을 위하여 미국에 온 필자가 학업이 끝나감에 따라 얼마나 더 이곳에 머물지는 모르겠으나 정통 한방의 나아 갈 길을 제대로 제시해 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돈 몇 푼에 한방의 신비함을 팔아 먹을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본질인 음양으로 돌아가 음양의 조화를 통한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주름을 보거나 유방이 커지는 것을 볼 것이 아니라 음양의 조화를 보고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세상과 나의 조화 가운데 세상의 평화를 이루고 우리의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순리이며 이땅에 태어나 살아가는 의미와 존재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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