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혼외정사

몇해전 '애인' 이라는 드라마가 화제가 되어 장안의 중년들에게 '애인 만들기' 라는 일대 선풍적인 바람이 불었으며 남자건 여자건 간에 애인하나 없으면 '축'에도 끼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꿈이여 다시한번 이러한 애인 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띠동갑'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살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통계에 의하면 기혼 남자들의 혼외 성관계를 산출한다는것은 의미가 없는 일로서 이를 접어둔다손 치더라도 남편이 버젓이 있는 기혼 여성들의 혼외 정사 비율이 43%가 된다고 하였으니 상당히 놀랄만한 보고임에 틀림이 없으며 더구나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외간 남자와 성관계를 가질수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70%가 넘는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인 것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남성이상으로 넓어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거에 비하여 여성들의 사회 활동과 그 진출의 영역이 넓어 졌다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남녀를 불문하고 불륜에 해당하는 혼외 정사의 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요인 가운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회 진출을 부추기는 사회적 현상과 함께 메스컴과 인터넷 매체에 의한 대인 접촉과 접속의 증가와 그리고 이를 미화시키며 조장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이 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며 이런 조류에 편승하지 못하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진 무능력한 존재로 '왕따' 시키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말초적 자극과 원초적 본능
산부인과 의사인 필자의 경우에도 놀라운 현상임에 틀림 없으나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혼외정사의 파트너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로서 직장동료 이거나 사업상 자주 만나게되는 거래처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인터넷의 발달로 예전에 알고 지냈던 동창생들이나 여러 동호모임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오랜만에 연결이 되는 동창들이나 친구들과의 만남은 그자체가 반가움이며 설레임이라 호칭과 말투가 달라지는 것과 함께 마음의 문 뿐아니라 몸의 문까지 쉽게 열리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버젓한 '임자가 있는 몸' 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몸과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은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만남' 그 자체가 어느 정도 '흥분' 시키는 역치에 쉽게 도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성(性)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발정기때만 교미를하는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들의 경우 언제든지 성적 욕구가 발동 되는것이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머리로 생각을 함으로써 자율신경에 의한 '느낌'의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혼자만의 생각으로도 입맛을 다시고 꿀꺽 침이 넘어가며 심장 박동이 증가 하면서 말초 혈관이 확장되면서 벌겋게 충혈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외줄타기 인생
이런 '흥분감'은 본능적인 것으로 땅속에서 흙을 뚫고 나오는 강력한 생명력과 같으므로 이러한 '느낌'의 마력이 등잔불을 쫓는 불나방과 같이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지는줄도 모르고 몰려드는것 처럼 곧 후회하게 되리라는것을 익히 알면서도 그리고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도 어쩔수없이 끌려들어가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인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외도(外道)'는 그 자체가 정도(正道)를 벗어난 것으로 별난 것을 생각할수록 '기대'가 되며 기대가 클수록 '흥분'의 강도가 커지게 되는것이니 외도후에는 후회가 막심하게 된다 하여도 외도 순간 만큼은 늘 먹고 마시는것에 식상한 만큼 그야말로 '색다른 경험'에 대한 기대가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외도를 생각하는 불륜의 경우 전희의 과정이 필요없을 만큼 이미 흥분의 정도를 넘어섰기에 기대한 만큼의 만족스런 성관계가 이루어 지는것이 아니고 대부분이 '조루'로 끝나게 되는것인데 외도후의 승전보(?)를 마치 외도하기로 작심한후 심장이 마구 뛰며 흥분이 고조되기 시작하던 때부터 계산하기 때문에 부풀려 과장이 되는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운우의 정을 나누게되는 만남이 되었을때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더블헤더(?)' 경기를 치루게 되기도 하지만 이때도 일차전은 일방적인 콜드게임이 되는 '조루'로 무참히 패하게 되는것은 부인 할수가 없는 것이다.
기대 반 설레임 반
대부분의 외도가 이처럼 별볼일 없이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도적이건 불가항력에 의한것이던 간에 불륜을 저지르고 나서 처음에는 후회 막심하며 다시는 이런일이 결코 없으리라 다짐을 하고 누군가가 볼쌔라 얼굴이 화끈거리며 부끄럽기 그지 없으나 혼자서 조용한 시간을 갖게 되는 기회가 생기게 되면 그때 '그사람'과 '그광경'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이 붉어 지는것이 전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전화를 걸었다 끊었다 하며 어쩔줄 몰라 하는것이다.
"없는길 새로 내는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어렵겠소"라는 표현이 '임자 있는몸'에게 맞는 말이 된다.
한강에 배지나 간다고 자국이 남는것이 아니기에 그만 그만한 몸에는 흔적은 남지 않으나 마음에는 '그때그사람'의 느낌이 남아 평상시의 생활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게 되어 '임자'와 구분이 안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므로 그날에 대한 미련과 향수가 아쉽게 느껴지게 되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꿈깨라"하는 말이 옳을 것이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늘먹던 음식에 식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도는 생각 그자체로 이미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가는것이기에 불륜을 계획하는 순간 8부 능선을 넘게되고 색다른 경험을 기대한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성적 흥분을 경험하게 되는것이다.
따라서 외도(外道)라는 것이 별볼일 없이 끝이 나고 후회만 남는 것임을 알면서도 외도한다는 생각 그자체가 일으키는 본능적 흥분이 마약과 같아 기회만 있으면 입맛을 다시며 덤벼드는 것이다.
도시락에 담긴 정(情)
현대 생활이 인터넷으로 인한 관계와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어느순간 오프라인에서 마주대하게 되는 경우 색다른 친밀감으로 몸과 마음의 문을 쉽게 열고 빠져 드는 세상이 될 것이므로 통계보고에서 보듯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면 언제든지 외도할 생각이 있다는 많은 주부들을 볼때 이처럼 일탈하는 불륜은 지속적으로 증가 할 것이다. 더구나 다양한 형태의 외도를 부추기는 세상이다. 이십여년전 처저식 데리고 여행다니던 필자에게 “부페가면서 도시락 싸들고 갈 필요 없다”고 하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아무리 보암직도하고 먹음직스럽기도한 것들이 많이 있고 부페의 규모가 더 커졌다고 하더라도 ‘나의 도시락’에 담긴 사랑과 정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혼외정사와 같은 불륜적 만남흔들리고 무너지는 가정들을 보면서 일수록 마음의 중심을 잡아 한순간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갈 일이 아니라 가정내에서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의 위치를 생각해보면서 진정한 '아버지' 와 '어머니'의 역활을 다할때 불륜스러운 외도는 '가지 않는길'이 되리라 믿는다.
아울러 부부간의 대화를 통하여 몸과 마음의 문을 열때 진국과 같은 부부의 맛을 보게 되는 것이 진정한 가정과 부부의 행복이 된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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